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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10th Assembly in Pusan(WCC 제 10차 총회)/WCC의 신앙과 신학에 대한 오해

Ⅰ.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그것의 신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 3. 에큐메니칼 운동의 역사적 기원과 발전(WCC란 무엇인가?)

WCC의 신앙과 신학에 대한 오해


이형기 (장신대 명예교수)

Ⅰ.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와 그것의 신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3. 에큐메니칼 운동의 역사적 기원과 발전: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의 아들을 통하여 인류와 창조세계를 자신에게 화해시키셨으니, 이와 같은 화해의 복음사건 자체가 에큐메니칼 하다. 그리고 요한복음 17:21절에서처럼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인간과 창조세계를 자신과의 영원한 코이노니아에 초대하심 역시 에큐메니칼 하다. 그리고 구약과 신약이 지향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성격 역시 에큐메니칼 하다. 따라서 에큐메니칼 운동은 역사적 필연성에서 생기기 전에 성경 메시지 그 자체 내에 내장되어 있다.

하지만 에큐메니칼 운동은 또한 역사적인 필연성에서 생긴 것도 사실(史實)이다. 고대 지중해 세계교회 시대에는 로마, 콘스탄티노플, 알렉산드리아, 안디옥, 예루살렘 교구가 에큐메니칼 공의회들을 통하여 이단들에 대처하였다. 다시 말하면, 이단들의 공격으로 인하여 지중해 세계의 보편교회가 분열될 위기들에 직면했을 때, 공의회들의 교리결정들이 그것을 해결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정통 삼위일체론과 정통 기독론 같은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에큐메니칼 운동의 좀 더 근대적인 기원은 19세기 복음주의 각성운동에 힘입은 세계 복음전도에 있었다. 즉, 복음전도의 현장에서 여러 교파들은 상호 간의 협조를 필요로 하였고, 교파에 대한 정체성보다는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협력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라투렛(Scott Latourette) 교회사 교수는 1817-1914년까지의 유럽과 북미의 역사를 “위대한 세기”(The Great Century)라 하였다. 그 이유는 바로 19세기에 개신교의 복음 선교가 절정에 도달하였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와 같은 시기에 선교의 현장에서 교파들의 협력이 요청되었고, 교파를 초월하는 ‘복음’ 전파가 필요했다는 말이다.1

그리하여 1910년 세계선교 대회(WMC)의 폐막식에서 필리핀의 선교사로서 미국의 성공회 주교인 브렌트가 ‘신앙과 직제’(Faith and Order)운동을 제안하여, 이 운동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신앙과 직제’ 운동이 등장하였고, 1914년 세계 제1차 대전 직전에 스웨덴의 루터교 주교인 죄더불럼이 “평화에의 호소문”을 전쟁 당사국들의 교회를 포함하는 세계 교회에 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 ‘삶과 봉사’(Life and Work) 운동이 출범하였다. 그리고 1910년 ‘세계선교 대회’(WMC)가 1921년엔 ‘국제선교 협의회’(IMC)로, 그리고 1960년대에는 WCC에 가담하면서 ‘세계선교와 복음전도 위원회’(CWME)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리하여 ‘신앙과 직제’, ‘삶과 봉사’, 그리고 ‘세계 선교와 복음전도 운동’이 향후 에큐메니칼 운동의 흐름을 결정하였다.2 그런즉, 결국 WCC를 통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주된 흐름은 셋인데, 이는 요한복음 17:21(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을 믿게 하옵소서)과 골로새서 1:20(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을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 되기를 기뻐하심이라)과 에베소서 1:10(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에 나오는 성경구절로 요약될 수 있 다. 그런즉, 에큐메니칼 운동은 이상과 같이 3흐름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리고 1920년엔 동방정교회가 “국제연합”(The League of Nations)에 맞먹는 “교회들의 코이노니아”(koinonia ton ecclesion)를 제안하였고, 비슷한 시기에 죄더불럼과 올드헴 역시 교회들의 연합체 구성을 제안하였다. 그리하여 1925년에 스톡홀름에서 제1차 삶과 봉사 운동 세계대회가, 그리고 1927년에 로잔에서 제1차 신앙과 직제세계대회가 열렸다. 그리고 이 두 대회의 대표들이 결국 1937년 케버트(McCrea Cavert)가 제안한 ‘WCC’(세계교회협의회)란 용어를 받아들여, 네덜란드의 유트레히트에서 WCC헌장이 작성되었다. 그 교리헌장(the Basis)은 성육신 교리와 칼세돈의 정통 그리스도론을 배경으로 하였고, 1961년 뉴델리 WCC 때에는 성공회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성경”과 “삼위일체 하나님”을 첨부하였다.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구세주로 받아들이는 교회들의 코이노니아이다.3

세계교회협의회란 성경을 따라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구세주로 고백하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로 일체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교회의 공동 소명을 함께 성취하려고 하는 교회들의 코이노니아이다.4


그리고 하라레 WCC 보고서는 WCC의 목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식화하였다.


WCC 안에서 교회들의 코이노니아의 주된 목적은 서로가 서로를 하나의 신앙과 하나의 성만찬적 친교에 있어서 가시적 일치에 이르게 해야 하고, 이것을 그리스도 안에서의 예배와 삶으로, 나아가서 세상에 대한 증언과 섬김을 통하여 표현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세상이 믿음에 이르게 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일치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교회들은 신앙과 삶, 증언과 섬김으로 코이노니아를 추구함에 있어서 WCC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것을 할 것이다.
- 상호간의 책임지기의 정신으로 용서와 화해, 신학적 대화를 통한 좀 더 심오한 관계의 발전, 그리고 상호 간에 인간적이고 영적이며 물질적인 자원을 함께 나누기를 기도 가운데 증진할 것이다.
- 각 장소와 모든 장소들에서 공동증언을 촉진하고 선교와 복음전도 사역에 있어서 서로가 서로를 지지할 것이다.
- 인간의 필요를 채우고 사람들 사이의 장벽들을 허물며 정의와 평화 가운데 하나의 인류가족을 진척시키고 창조세계의 보전을 지속시킴으로써 섬김(diakonia)에 대한 그들의 헌신을 표현하여,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이 생명과 삶의 충만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 교육과정을 통하여 에큐메니칼 의식을 고취시키고 각각의 특수한 문화적 맥락에 뿌리를 내린 공동체 안에서의 생명과 삶에 대한 비전을 키워나갈 것이다.
- 각자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들에서 그리고 타 신앙공동체들에 속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가 서로를 도울 것이다.
- 일치, 예배, 선교와 섬김에 있어서 갱신과 성장을 도모할 것이다.






  1. 1) 참고: Kenneth Scott Latourette, A History of Christianity, Vol.Ⅱ, New York: Harper & Row, Publishers, 1975, 1334-1345. 1349-1380.
  2. 2) 이 세 흐름에 관하여는 참고: 이형기,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운동의 세 흐름에 나타난 신학」(서울: 한국장로교출판사, 1999).
  3. 3) “World Council of Churches”, Nicholas Lossky and Others(ed.), Dictionary of the Ecumenical Movement(Geneva: WCC Publications, 1991), 1084.
  4. 4) Ib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