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ikos/Oikos Treavel

일본 평화기행 1월 14~15일(부산, 시모노세키, 기타규슈) -下-


IMG_4882.JPG

점심 때가 되어 각자 받은 1000엔으로 근처의 한 쇼핑몰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행 중 잠시나마 자유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일행들과 함께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려고 머리에 머리를 썼다.

 


IMG_4873.JPG

이것이 1000엔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12000원 정도 하는 금액

사실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면 돈이 있어야 한다. 모든 곳의 물가가 균등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그것은 천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 각자의 나라에서 기준으로 삼는 금액이 다르니

물가도 제각각일 수 밖에…

요지는 식사 금액을 잘 책정을 해야 남는 돈을 가지고 커피라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IMG_4888.JPG

1층부터 4층을 세 번이나 돌았다. 저렴하고 먹을 만한 식당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제일 처음 들렸던 식당으로 우린 다시 돌아 왔다.

옷을 살 때도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를 때도 보면 항상 처음 인상 깊게 봤던 곳으로 다시 돌아 오는 걸 보면

식당도 그런가 보다.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IMG_2700.JPG

우린 식당에 들어 와서도 무엇을 먹을지 몰라 메뉴판을 보고 또 보고를 반복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일본어 공부 좀 열심히 할걸 후회를 하면서 결국 고른 것은 그날의 런치 스페셜 메뉴였다.

이름도 모른다. 다만 따뜻한 국물이 있는 것을 원했지만, 끓이다가 쫄아버린 듯한 국물에 면발이 살짝

올려 져서 나왔다. 맛은 그런데로 괜찮았지만 한국 사람인 내가 먹기에도 많이 짰다.

 



IMG_4895.JPG

아끼고 아껴서 대략 700엔짜리 점심을 먹고 우린 그곳에서 후식으로 커피를 마실지 말지를 또 고민을 하다가

식당 바로 옆에 조금 더 싼 카페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장 그 카페로 이동을 했다.

일본어와 영어의 만남은 정말 난감 했다. 뜨거운 커피를 주문하려고 했지만 서로의 발음 현명하게 차이가 났다.

"We want 핫 coffee.", "핫 coffee??", "Yes, 핫 coffee please.", "????"

HOT을 우리는 '핫'이라고 일본은 '호또' 라고 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일본 사람들은 그냥 'HOT'을 'HOTTO'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IMG_4897.JPG

겨우 말이 통해서 주문 한 커피의 가격은 대략 260엔 점심을 먹고 남은 돈으로 충분히 남는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돈이었다. 커피의 가격은 우리나라의 카페들과 비슷한 가격이었지만 그 양은

대략 1/2 정도 그리고 각자 느끼는 맛이 달랐지만 대충 우리는 '커피가 탄 것 같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내가 내린 결론은 여름에 편의점에서 1200원을 주고 살 수 있는 커피 맛이었다.

우리나라의 아메리카노를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일본의 커피 맛은 우리들이 즐기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있는 맛이었다.

 

IMG_4937.JPG  IMG_9823.JPG

점심을 먹고 우리는 고쿠라 시내를 관광을 했다. 다큐멘터리로만 봤던 일본의 고성을 직접 보았다.

그 크기와 그들만의 독특한 건물 양식이 성으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IMG_9825.JPG  IMG_9841.JPG

성 내부로 들어 오면 1층은 옛 고쿠라 성의 모습을 꾸며 놓은 미니어쳐가 있고

2층으로 올라 오면 에도시대의 무사들이 회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가마 타보기 실제 무사들이 사용했던 칼을 직접 들어 볼 수 있다.

칼을 들어 보니까 무개가 만만치 않았다. 어떻게 이런 칼을 들고 싸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IMG_9870.JPG  IMG_4956.JPG

고쿠라 성을 나오면 바로 옆에 고쿠라 성 정원이 있다. 정원 내 가장 유명한 건물은 일본의 전통 양식으로 지은

서원동이다. 여름과 가을에 시원한 바람을 쐐면서 이곳에서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한다면 정말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쿠라를 방문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IMG_4973.jpg  IMG_4974.jpg  IMG_4977.JPG

고쿠라 시내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숙소인 재일한인 고쿠라 교회로 갔다.

사실 난 일본의 호텔에서 하루를 지내 보고 싶었지만 일본의 호텔을 경험해 보신 신재식 교수님께서

교회에서 제공해 주는 게스트 하우스가 훨씬 더 좋을 거라고 하셨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장윤재 교수님(이화여대)도 게스트 하우스에서 모두 머물 수 있냐고 강력히 물어 보셨다.

잠시 뒤 난 교수님들이 왜 게스트 하우스를 추천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IMG_4975.JPG

우리가 머문 게스트 하우스는 넓은 공간, 밝은 조명, 넓은 화장실, 그리고 와이파이가 빵빵하게 터졌다.

일본에 와서 사진을 찍어도 페북에 올릴 수도 없고 집으로 전화도 하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이곳에 와서 모든 것이 해결 되었다. 하지만 호텔은 좁은 방, 어두운 조명, 좁은 화장실, 그리고 와이파이는 없었다.


IMG_9875.JPG

우린 각자 짐을 간단히 정리하고 가마모토 목사님께 청황제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가마모토 목사님은

원래 일본 국사 선생님이었는데 은퇴 후 다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했다.

주문홍 목사님은 가마모토 목사님이 일본의 몇 안되는 양심적은 시람으로서 일본이 인정하지 않는 과거사를 인정하고

그것을 바로 알리기 위해서 수고하시는 분이라고 우리에게 소개하셨다.

 

IMG_9877.JPG

1867년 15대 쇼군인 도쿠가와 요시노부가 대정봉환(大政奉還)이란 이름으로 정권을 천황에게 넘기며 에도 막부는 막을 내렸다.

그와 동시에 일본은 아시아 최초의 입헌군주 국가를 세웠다. 그리고 헌법을 제정을하고 그 헌법에 천황을 신으로 명시하였다.

국가신토를 국교로 하는 일본제국이 탄생을 한 것이다. 모든 종교에는 교리를 정하여 공동체를 운영을 하고 구성원들을 신앙을 교육시킨다.

국가신토에도 이러한 질서가 있는데 쉽게 나열을 해보겠다.

신=천황, 찬송가=기미가요(군가), 전도=교육기관과 신사, 실천윤리=이민족에 대한 정복 전쟁

이러한 질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제의 전쟁은 거룩한 신앙행위 였다. 그래서 모든 군인은 철저한 국가신토의 정신교육을 받고

전쟁에 투입 됐다고 한다. 일제의 군대는 천황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 최고의 윤리, 일반 국민들은 천황의 자식이 되는 것이 최고의 명예라고 생각을 했다고 하니

목숨을 아깝게 여기지 않고 미국의 군함을 향해 돌진하는 가미카제는 우리에게는 어이없는 자살행위 였지만 그들에게는 최고의 명예였다.

그리고 일제는 천황을 위해서 전쟁에서 죽은 사람을 군신(軍神)으로 정하고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 시켰다. 마지막으로 천황은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를 한다.

가마모토 목사님은 천황제가 아직도 일본국민들을 지배하고 있다고 하니 평화를 외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이러니 했다.


IMG_2721.JPG

가마모토 목사님의 천황제의 설명은 내가 야하다 제철소에서 가졌던 그 의문점을 해소 시켜 주었다.

왜 재일한국인들이 차별을 당하며 살 수 밖에 없는지, 왜 수많은 사람들을 정복 전쟁으로 내 몰았는지,

그리고 왜 아직도 자신들의 만행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고 망언을 서슴 없이 내 뱉는지를 알게 되었다.

과연 평화란 무엇일까? 미국의 초정밀 미사일의 이름이 피스 메이커(Peace Maker)인데, 강한 힘으로 상대방을 억제 시키는 것이 평화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 일본으로 평화기행을 갔기 때문에 고민은 여기까지….

사실은 배고픔과 피로가 더 이상의 뇌의 노동을 가로 막았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데, 난 평화에 대한 생각을 잠시 접고

고쿠라교회에서 마련해 주신 저녁 만찬에 참석을 하였다.

 

첫날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생각보다 여행기를 적는 것이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끝까지 가보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