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WCC는 복음의 가치가 인간의 이념보다 상위라고 선언한다.
- WCC는 용공 및 게릴라 자금지원단체라는 허위 주장에 대하여
저자: 박성원 교수(영남신학대학교 교수, WCC중앙위원), 이형기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 공동집필
자료출처: WCC 10차 총회 준비 위원회
WCC 반대자들의 또 하나 비판은 WCC는 용공단체이며 공산게릴라에 자금을 대주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산권에 있는 교회들이 WCC에 가입하고 있으니 용공단체가 아니냐는 식이다. 사실 관계를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이런 주장은 오히려 복음과 교회를 인간의 이념에 종속시킬 수 있는 행위이다. WCC의 기본입장은 ① 복음은 인간의 이념을 우선한다. ② 인간의 어떤 이념이나 정치체제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부여신 인권, 자유, 평화, 신앙의 자유,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교회를 지키기 위해 책임적 사명을 감당한다는 것이다. 이 입장은 WCC 창립총회부터 나타났다. 그 때 자본주의권과 사회주의권에서 온 대표들의 격렬한 논쟁이 있었을 때 WCC는 ‘교회의 연합체’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이념도 지향해서 안 되고 “어떤 인간의 문명이나 이념도 하나님의 단호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1며 복음은 인간의 이념을 우선하며 기독교인은 어떤 체제 속에 있더라도 책임적 사명을 다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WCC는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면 그 교회가 어떤 정치체제 속에 있더라도 회원교회로 받아들인다.
WCC를 용공단체로 낙인찍은 일은 미국의 극우반공주의자 칼 메킨타이어와 그가 이끄는 국제기독교교회협의회(ICCC), 그리고 이들의 사주를 받은 남아공 인종차별백인정권이다. 1994년 넬슨 만델라가 석방될 때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정권은 백인, 흑인, 유색인종을 철저히 분리하는 인종분리정책을 써왔다. WCC는 제4차 총회(1968, 웁살라)에서 인종차별은 단순한 인권문제가 아니라 복음과 위배되는 신앙적 문제로 인식하고 ‘인종차별철폐운동’을 전개한다. 이것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끄는 흑인해방운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미국의 백인보수세력과 유럽의 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식민사관을 가지고 있는 세력들에게는 눈에 가시였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웁살라총회에서 주제연설을 하게 되어 있었으나 직전에 암살당했다. 또한 당시 아프리카 도처에서 독립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는데 이것도 과거 식민지 지배를 하던 서구의 보수세력에게는 크게 위험시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WCC를 비롯하여 인종철폐운동과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모든 단체들을 용공세력으로, 그들이 지원하는 운동을 공산주의 운동이라고 매도했다. 남아공 백인정부를 대변하던 ‘아프리카 인스티튜트 뷸러틴’에 실린 ‘테러후원’이라는 글2에는 테러후원단체가 망라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WCC뿐 아니라 UN, 아프리카일치기구(OAU), 아프리카교회협의회, 영국교회협의회, 심지어 미국연합장로교회까지 공산주의를 지원하는 테러후원세력으로 분류했다. 로데시아 반군 자금지원설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만약 이것이 게릴라지원운동이라면 한국의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 지원도 모두 게릴라지원이 될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교회는 세상이념이나 세상 권력의 시녀가 되어서 안 된다.
WCC는 동서가 이념으로 갈라져 있을 때 꾸준히 공산권에 있는 교회들을 WCC에 참여시키며 세계교회와 교제하게 했다. 그 결과 1990년대 공산권이 해체되었을 때 교회가 그나마 살아남아 있을 수 있었고 러시아나 동구권 교회 안에 세례희망자가 급증하기도 했다. 우리 한국교회는 WCC를 용공이라 비난할 것이 아니라 WCC에 감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교회가 북한선교에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던 1980년대에 북한에 신앙의 자유와 예배의 자유, 그리고 교회가 존재하는데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인 것은 바로 WCC이기 때문이다. WCC의 교섭과 활동으로 북한에는 1983년에 분단 후 처음으로 성경찬송 5천부가 인쇄되었고 1988년에는 평양봉수교회가 건립되었다. 1986년에는 분단 후 처음으로 북한 그리스도인들을 제네바에 초청하여 남북교회가 만나게 했고 이후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세계로 불러내 세계교회와 교제케 했다. 교회는 월남했어도 삼위일체 하나님은 월남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거기에 계시면서 에스겔 37장에 유다와 이스라엘, 남과 북을 통일시켰듯이 북한교회와 남한 교회를 하나 되게 하시는 일을 하셨다고 믿는다. 이 하나님의 역사를 도운 것이 WCC이다. WCC는 용공단체가 아니라 공산주의체제 속에 있는 교회도 지켜온 선교단체이다.
- 관련자료
WCC 바로알자 - WCC란 무엇인가?
1. WCC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하는 교회들의 교제이다.
2. WCC는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한다.
3. WCC는 성경의 권위에 굳게 서 있다.
4. WCC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주로 분명하게 고백하고 있다.
5. WCC는 편파적 신학이 아닌 온전한 신학을 추구한다.
6. WCC는 선교와 전도를 교회의 존재가치로 고백한다.
7. WCC의 선교유예선언은 아프리카교회의 자립성을 세우기 위함이었다.
8. WCC는 복음의 가치가 인간의 이념보다 상위라고 선언한다.
WCC에 대한 올바른 이해(박성원 교수 블로그) - 참고자료
에큐메니칼 운동의 패러다임 전환(이형기 저)
WCC=용공, 게릴라 지원단체 주장은 허구
- "No civilization can escape the radical judgement of the Word of God." Marlin Van Elderen, Introducing 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Geneva: WCC Publications, 1990) 22. ↩
- “Terrorist Sponsorship" Africa Institute Bulletin XII-5 (1974), http://www.rhodesia.nl/wccterr.html ↩
©물길손길, 마틴루터 킹 목사와 유진 브레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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